LG의 2016년은 숱한 악재를 극복한 뜻 깊은 시즌이었다. 2015년 창단 첫 9위라는 치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인 LG는 겨울부터 과감한 체질 개선을 단행, 2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복귀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6년도 LG 사진

FA 포수 정상호를 영입해 안방을 강화하는 한편 베테랑 이진영을 kt로 떠나 보내는 아픔도 감수했다. 대신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천웅, 정주현 등 젊은 야수들이 캠프부터 두각을 드러내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투수로는 LG 역대 두 번째로 류제국이 주장을 맡았다.

류제국은 역동적인 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젊은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선, 후배가 허물없이 지내는 메이저리그 식 더그아웃 분위기는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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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즌 초반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의 수호신이었던 봉중근이 선발로 보직을 변경, 임정우가 새 클로저를 맡았다. 김지용과 진해수도 불펜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필승조가 새롭게 바뀌고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LG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여름을 지나며 이들은 리그 정상급 구원투수로 성장, LG의 후반기 대반격에 앞장섰다.

LG는 7월 한때 승패마진 -14까지 추락했다. 일부 과격한 팬들은 외야에 '양상문 감독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반전의 때가 오고 있음을 알고 묵묵히 기다렸고 결국 8월, 신바람은 태풍으로 진화했다.

8월 3일 두산전 7-5 승리를 시작으로 9연승을 질주한 LG는 단숨에 중위권 돌풍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KIA와의 9월 추석 4, 5위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해 4위 싸움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후반기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허프가 에이스로써 선발진을 이끌었고 주장 류제국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용의가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았고 채은성이 주전 우익수를 꿰찼다. 이형종과 문선재, 이천웅이 플래툰으로 경쟁하며 시너지효과를 냈다. LG는 세대교체와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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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총 10경기를 펼쳤다. LG 팬들은 원 없이 가을야구를 만끽하는 멋진 선물을 받았다.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1승 3패로 최종 탈락했으나 마지막 경기 직후 잠실을 찾은 관중 전체가 선수단을 향해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러줬다. 이는 정규시즌 최종전 때 선수단이 팬들에게 불러줬던 노래의 화답으로 감동은 두 배였다. 박용택과 정성훈은 동반 2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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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은 동시에 KBO 역대 최초 5년 연속 150안타를 돌파하기도 했다. 시즌 후에는 LG의 '적토마' 이병규(9)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선수 생활 연장 욕심이 컸지만 "LG를 떠날 수 없어서 은퇴를 택했다"는 멋진 멘트를 남기고 돌아섰다. 한편 2017년을 준비하며 좌완 최대어 차우찬을 FA로 영입했다. 허프와 소사, 류제국, 차우찬으로 이어질 선발진에 거는 기대가 크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신정락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2017년은 LG트윈스가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